[솔다/10분컷] 혈압오르는 12진수와 20진수 파운드 스털링 아두이노로 쉽게 계산하기

 


안녕하세요
디바이스마트의 삼라만상 솔다입니다

오늘은 멋진 썸네일로 시작하네요


썸네일에 사용한 이미지입니다
영국의 화폐인 파운드와 펜스(페니) 동전을 종류별로 모아놓으면
짱 멋있는 엑조디아방패모양의 문장이 완성됩니다!

화폐단위는 파운드인데 주화에 따라 명칭이 다른게 독특한데요
이에 얽힌 이야기가 또 꿀잼이라 빼먹을수가 없겠네요

우선 제가 들고온 이야기 보따리 먼저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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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1년, 영국은 화폐 개혁을 하게 됩니다

왜냐?

빅토리아시대의 주화 - 출처

보시다시피 주화의 종류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지금 보시는것 외에 시대에따라 명칭이 다른 주화와
인접국인 아일랜드의 주화를 통틀어서 최대 16종의 주화가 유통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1파운드는 Sovereign이라는 전용 주화가 있거나
Florin이라는 주화는 은화랑 금화가 각각 따로있는데 명칭은 같고
가치가 다른식으로 엄청 복잡했습니다

근데 심지어 주화 종류와 명칭의 복잡성만이 이유가 아닙니다

이 주화는 이름이 다른만큼 진법이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복잡한데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예를들자면 지금 위에 있는 이미지에서
중앙에 있는 Groat 주화 3개를 Shilling 1개로 교환할 수 있었는데
Penny 주화 4개는 Groat 1개로 교환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1 Shilling = 3 Groat = 12 Penny
로 정리할 수 있으니까 10진수가 아니라도 넘어간다고 칩시다

마찬가지로 1 Crown은 5 Shilling의 가치를 지닙니다
15 Groat를 들고 더 높은 주화로 교환하려고 하는데
근데 마침 Crown 주화가 다 떨어지고 Half Crown 주화 한개랑 잔돈만 남았다!

1 Crown = 2 Half Crown = 5 Shilling = 15 Groat = 60 Penny
이렇게 되니까

일단 Hafcrown 1개(7.5 Groat)에 2 Shilling(6 Groat)를 받고나면
아이러니하게도 6 Penny(1.5 Groat) 거스름돈을 받아야 합니다

?????

선생님? 저는 큰돈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왜 잔돈이 생겼죠???
이해를 못하셨다면 축하드립니다
정상입니다

주화의 이름만 달랐으면 좋은데
각 주화마다 10진수가 아닌 독자적인 진수를 활용했기 때문에 생긴
참혹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편하지 않았을 것 같나구요?
당시에는 너무 당연해서 안불편했나봅니다 왜냐면...

마스크 안쓰겠다고 시위하는 영국인

-

왜냐면... 이런 복잡한 화폐 단위에 대한
웃지못할 일화가 있으니 한번 보시면 무릎을 탁 치실수도 있습니다


1940년대 세계 2차대전때에는 첩보전도 상당히 활발했는데요

당시 독일은 10진 체계를 사용하는 '마르크'라는 화폐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놈의 나치만 아니었으면 나름 합리적인 제도가 많은데

아무튼 추축국의 독일 스파이들이 영국 음식만큼 힘들어한게 있었습니다
영국에 어떻게든 위장신분으로 침투는 했지만 기호품인 담배라도 사서 필려고 하면
거스름돈을 받아야하는데...

이놈의 속터지는 주화 단위때문에 담배가게 앞에서 쩔쩔매기 십상이라
체포하기 쉬웠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자국의 불합리한 식문화도 견뎌 냈으니
복잡한 화폐구조는 익숙해졌으니 그만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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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화폐에 있어서는 섬나라 오랑캐라고 해도
엘리자베스 여왕도 ㅇㅈ 하는 수준이었을 겁니다

근데 앞부분에 제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시나요?
화폐개혁이 1971년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때는 홍콩도 영국령이었습니다;;;

1971년은 금방 언급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위한지 19년 되던 해입니다

1971년도 당시 여왕님 모습

여왕과는 상관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영국은 한국만큼이나 특유의 국뽕이 있는데
그때문인지 주화에 현재 국왕(여왕)의 초상을 새겨넣습니다
근데 이걸 한번하는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어쨌든 주화를 찍긴 찍어야하는데
딱봐도 합리적인 10진수 체계의 주화로 바꾸면
앞으로 고생 안할게 눈에 뻔히 보였는지

결국 기준단위인 파운드(Pound)와 차등단위인 페니(Penny) 외에
다른 화폐들을 정리하고 주화와 화폐단위가 일치하도록 개혁을 하게됩니다
(개혁이 1971년이고 실제로는 몇년 전부터 주화 통일안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만세~!

-

근데 아직도 문제가 남아있는데 파운드랑 페니만 남기려고 보니까
당시에 1파운드는 240페니인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단위인 페니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신권 페니(New Penny)라는 단위를 새로 만들게 됩니다

신권 페니는 놀랍게도 1파운드의 1/100의 가치로 책정했습니다
오늘날에도 100페니는 1파운드입니다


그럼 구권 페니가 얼마나 되어야 신권 페니로 바꿀 수 있을까요?
혼란스러운 머리를 추스르고 다시한번 간단한 산수시간을 가져봅시다

1 파운드 = 100 신권 페니 = 240 구권 페니
여기서 신권 페니를 1원단위로 바꿔주면

0.01 파운드 = 1 신권 페니 = 2.4 구권 페니

결론적으로 구권 페니 24개를 가져오면 신권 페니 10개로 바꿔줬었습니다
(1 구권 페니는 '약' 0.42 신권 페니 정도의 가치)

또다른 대중적이었던 주화인 실링도 환전을 해줬는데요
실링은 다행히도 20진수였기 때문에 변환이 편했습니다

1 파운드 = 20 실링 = 100 신권 페니
즉 1실링에 5펜스였습니다

실제로 주화도 동일한 1실링 사이즈에 5펜스로 적어서 발행했습니다
아 펜스(pence)는 페니(penny)의 복수형입니다

당시 선전하던 decimal currency board - 출처

근데 통화 발행이 한번에 되는게 아니고 점진적으로 되다보니까
대혼돈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안그래도 주화들의 가짓수도 많았는데
신권 주화들도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위에 보시다시피 페니라고 해서 주화가 1페이 하나뿐만이 아니라
1/2페니, 1페니, 2펜스, 5펜스, 10펜스, 50펜스
이런식으로 단위별 주화들이 각각 있었습니다
기존 주화들이랑 함께말이죠

얘들아 이게 신권 50펜스래 신기하지?ㅋㅋ - 출처

-

그럼 미처 환전하지 못한 주화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어떻게 했긴요 그냥 썼습니다
물론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상인들을 위해 공식적인 환전표가 제작되었습니다

상인용 환전표를 보고 잔돈을 계산하는 여인들의 모습 - 출처

그러니까 잔돈 계산할 때마다
저 눈돌아가는 표를 보고 계산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던 중...

환전표는 아무래도 글씨도 많고 해서 번거로울수 밖에 없었는지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하는 괜찮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화폐개혁 이전의 '위대한'(?) 영국의 주화들 - 출처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주화 액자 밑에 숫자가 써있는 이상하게 생긴 물건이 있습니다
자 같기도 하고 무슨 측정기 같이 생겼는데요

그 실상은 'DECIMETER'라고 불리던 페니 계산기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구권 실링과 구권 페니를 신권 페니로 계산해주는 물건입니다

크기가 체감되는 이미지 - 출처

어떻게 쓰는고 하니 실링과 펜스 위쪽에 보면
돌릴 수 있게 원화 동전 옆면같이 톱니가 나있습니다
이걸로 위쪽의 숫자가 써있는 원판을 돌릴 수 있습니다

안에 톱니바퀴가 맞물려 져있어서
중앙의 신권 페니 숫자가 써있는 원판이 비례하여 회전합니다

왼쪽의 실링을 1만큼 돌리면
가운데 왼쪽의 신권 페니가 5펜스 단위로 올라가고

오른쪽의 구권 페니를 1만큼 돌리면
가운데 오른쪽의 신권 페니가 약 0.42펜스 단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걸 사용하면 환전표보다 쉽고 빠르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아마도 당시 상인들에겐 머스트해브 아이템이었을 것 같네요

톱니바퀴 구성은
5:1 + 1:2.4
비율로만 하면 됐기 때문에
내부 구조도 단순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전용 계산기를 만들어 질 정도로
파운드 스털링 화폐 개혁은 큰 사건이었습니다

1968년도에 '이브닝 스탠다드' 1면에 실린 신주화 도안 기사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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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IMETER' 말고도 고급스럽거나 복잡한 장치들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부피가 있거나 비용적 차이가 있어서

당시에 가장 대중적으로 쓰였을 것 같습니다

고급사양의 환전 계산기 - 출처

이건 환전 계산기 중에서도 고급사양의 버전입니다
옆에 펜이 달려있어서 오늘날의 갤럭시 노트나 태블릿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단위가 높은 걸 보니 은행 같이 액수가 큰 곳에서나 쓰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용법은 오른쪽의 이쑤시게같은걸로
각 자릿수별로 세로로 파인 홈 안의 체인을 돌려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워낙 복잡하게 생겨서 사용법을 유추할 수 없었습니다ㅠㅠ

좀더 시원하게 생긴 다이얼 디자인의 O J Adder - 출처

이것도 사용방법은 동일합니다
대신 파운드도 더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맨 왼쪽이 파운드 결과값이고
왼쪽의 다이얼들이 각각 파운드, 실링, 구권 페니 단위입니다

분명 화폐개혁은 1971년도에 했는데
연대측정을 어떻게 했는지 출처인 경매 사이트에서는 1950대 물건으로 기재해놨습니다;;

역시 달보다 코끼리가 큰나라의 위상...
화폐개혁을 20년 앞서 바라본 영국인의 혜안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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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런 번거로운 장치가 필요가 없습니다

단 세가지 준비물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첫번째 준비물은 명석한 당신의 두뇌


두번째는 개발을 위한 컴퓨터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면 거의 뭐든지 할 수 있는
강한친구 아두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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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재밌는 이야기는 다 끝났습니다

이제 진짜 진짜로 만들어 봅시다
준비물은 아두이노랑 아두이노를 연결할 케이블만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아두이노 구매(케이블 포함)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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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이렇습니다!

시리얼모니터로 실링과 구권 페니 값을 받아와서
그 값을 신권 페니 값으로 소수점 2자리까지 변환하여 더할 예정입니다

사용될 공식을 써보면
(실링 × 5) + (구권 페니 × 5/12) = 신권 페니
입니다

-

소스코드로 보시겠습니다

void setup() 
{
  Serial.begin(9600);
  while (!Serial);
  Serial.println("☆★1970s 새로운 십진 펜스 더하기★☆");
}
 
void loop()
{
  long shill = 0, pence = 0;
  double new_pence = 0;
 
  Serial.println();
  Serial.print("실링 값을 입력하세요 : ");
  
  while(Serial.available()==0);
  shill = Serial.parseInt();
  Serial.print(shill);
  Serial.println(" shilling");
 
  Serial.print("펜스 값을 입력하세요 : ");
  
  while(Serial.available()==0);
  pence = Serial.parseInt();
  Serial.print(pence);
  Serial.println(" pence");
 
  Serial.print("입력하신 금액의 십진 펜스 합은 ");
  new_pence = (shill*5)+(pence*(5.0/12.0));
  Serial.print(new_pence);
  Serial.println(" new pence 입니다");
}
cs

이대로 복사하셔서 업로드 하시고 시리얼모니터를 실행해주시면 됩니다

-

소스코드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두가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while(Serial.available()==0);
이 부분은 시리얼 입력이 들어오기까지 기다려주는 반복문입니다

2.
shill = Serial.parseInt();
여기서 Serial.parseInt() 메소드는 생소하실겁니다
Serial.read()와 비슷한 메소드인데 차이점이 있다면
read()는 시리얼 데이터를 문자 그대로 받아오는 반면에
parseInt()은 문자로 받은 데이터를 숫자로 치환하여 long 자료형으로 변환합니다
그래서 지역변수 shill과 pence를 long 자료형으로 선언하였습니다

-

이제 테스트해봅시다


대표적인 소수인 7과 13을 입력했습니다
7실링 13펜스를 더하면 총 40.42 신권 페니가 되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준비했던 공식에 대입해봅시다
(실링 × 5) + (구권 페니 × 5/12) = 신권 페니
(7 × 5) + (13 × 5/12) = 신권 페니
(35) + (약 5.42) = 40.42 신권 페니

순환소수를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한다면 정확한 결과입니다!


-

오늘날엔 저런 복잡한 화폐가 없어서 이런걸 만들일이 없겠지만은
그래도 다양한 역사적인 문제들을 아두이노로 해결하는건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아닌 프로젝트였지만
나름대로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문제를 해결했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코딩 능력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 또한 배양할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괜히 SW교육이나 AI교육을 장려하는게 아니라는걸 느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한 역사속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면
미래에 닥칠 위기들을 이 작은 보드로 해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으로 헛소리꾼 스토리텔러 솔다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루 영국인 닥터스트레인지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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