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다/손수짜기] 한 천재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골전도 스피커 만들기 -上-


안녕하세요
디바이스마트의 콩키스타도르 솔다입니다

심금은 아니고 뼈를 울리는
골전도 스피커를 만들어보려고합니다

게다가 블루투스!

재료비도 매우 저렴하고
만드는 방법도 단순한 편입니다

그러나 설명드릴 내용이 많아 이번 포스팅은 일종의 예고편(?)으로
TMI소개만 드리고 제작은 다음 포스팅에서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을 감상하실 때 비비빅을 하나 까먹으면서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바이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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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비비빅입니다
출근하는 길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400원 주고 사왔습니다

포장지를 보면 75년에 출시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X세대 이전 세대가 주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입니다

사실 식품법에서의 비비빅은 엄밀히는 아이스크림이 아닙니다
포장지에 써있듯 샤베트로 분류됩니다


벗기고 난 후의 영롱한 모습입니다
비비빅 고유의 특징인 통팥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깐도리는 저 통팥이 없고 각지게 생겼죠?
비비빅은 아이스크림도 둥그스름하고 막대도 원통입니다


한입 베어물어봤습니다
맛은 굉장히 안정적입니다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정도만 돼도 좋습니다
준비물을 발굴하기 위해라는 핑계로 계속해서 먹습니다


드디어 나무막대가 보입니다

이쯤에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왜 나무막대를 쓰는가?

나무는 종이보다는 느리지만 젖기도 하거니와
부러지기도 쉬우며 부러졌을 때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먹고나면 피리를 불 수 있는 별난바
다먹고 안에 들어있는 껌을 먹을 수 있던 알껌바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알껌바 사촌인 알초코바

위 제품들은 모두 나무를 쓰지 않고 특유의 플라스틱 막대를 사용했습니다
건강에 해로워 보일걸 우려했는지 다양한 용도를 부여했는데요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세 제품 모두 단종되어버렸습니다...ㅠㅠ

알초코바 JMT였는데...


★파밍완료★

어쨌든 다먹고나서 깨끗하게 씻은 뒤 말려줬습니다
이걸 주 재료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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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막대를 어디다가 쓰려는지는 알려드리기 전에
짧은 영상 하나 감상하시겠습니다


미녀 눈나(누군지 모름, 이하 '눈나')가 입에 뭔가를 물고있습니다
남성분 목소리가 "재생할게~"라고 합니다

이어서 눈나가 귀를 막더니 둠칫둠칫하고
또다른 여성분이 "들려?"라고 말합니다

마치 혼자 노래가 들리는 듯 둠칫둠칫 하며 영상이 끝납니다


그래서 이게 머선129?

몇가지 단서를 살펴보시겠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눈나의 입에 물려있는건
평범한 브러시드 DC모터입니다


위 이미지는 C타입 이전에 유선 이어폰에 흔히 사용되던
3.5mm 이어폰잭입니다

3.5mm 이어폰잭에 입력되는 오디오 신호는 아날로그 신호입니다
오디오 신호는 스테레오가 2채널, 모노는 1채널입니다

이 아날로그 신호로 만든 전자기력으로
고정자가 달린  얇은 판을 진동시켜 공기에 전달하면
우리가 귀로 듣는 소리가 발생합니다

이 신호를 위의 DC모터에 연결한다면?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의 형태와 동일한 형태의
진동(진짜 운동에너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소리가 전달되는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소리의 발원지(음원)에서 공기를 진동시킴
공기의 진동이 귀를 통해 모여 고막에 전달됨
고막에 감지된 미세한 떨림을 이소골이 달팽이관으로 전달
달팽이관에 연결된 청신경이 이 진동을 소리로 감지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과정 외에도 소리를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골전도'라는 방식은 이제 너무 평범해진 단어라서
다들 어디선가 한번씩은 들어 보셨을겁니다

골전도는 말 그대로 뼈를 통해 소리가 전달됩니다

사람의 머리는 속칭 '해골'이라 불리는 두개골에 둘러쌓여있습니다


이 두개골은 고체이며 진동을 전달하기에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공기를 진동시키는 대신 두개골에 진동을 전달해주면?

소리와 동일한 파형의 진동을 두개골에 대고 발생시킴
두개골에 연결된 달팽이관에 진동이 전달됨
달팽이관에 연결된 청신경이 이 진동을 소리로 감지
PROFIT!

지식은 우정을 대신할 수 없지만 두개골은 고막을 대신할 수 있었다

설명이 길었지만 결과적으로 눈나가 반응하게 된 경위는 이렇습니다

소리와 동일한 파형의 신호를 모터에 전달
신호가 모터를 오디오 신호와 동일한 파형으로 진동시킴
(회전하지는 않고 미세하게 앞뒤로 왔다갔다만합니다)
진동이 눈나의 치아로 전달
치아는 당연히 두개골에 연결되어있으므로
하악골을 지나 달팽이관에 진동이 전달
달팽이관에 연결된 청신경이 이 진동을 소리로 감지

눈나 혼자 두둠칫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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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저희는 이 원시적인 형태의 골전도스피커를 만들어 보려고합니다

여기서 아이스크림 막대를 준비한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치아의 표면에는 법랑질이라는 층이 존재합니다
영어로는 에나멜(enamel)이라고 불리는 이 부분은 치아 내부를 보호합니다

신경과 상당히 가까히 있기도 하고 저작활동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므로 신체부위중에서도 상당히 단단합니다
놀랍게도 일반적인 뼈보다도 치아가 단단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단단할 수 있는걸까요??

비밀은 법랑질의 성분에 있습니다
바로 '광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이 푸르스름한 돌 부스러기들은
'인회석'(apatite)이라는 광물입니다

법랑질이나 뼈는 수산화인회석이라고 하는 성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수산화인회석은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hydroxyapatite)라고도합니다

수산화인회석의 화학식은 Ca5(PO4)3(OH) 입니다
자연계에선 한쌍씩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Ca10(PO4)6(OH)2으로도 표기합니다
우유나 치즈에서 볼법한 Ca가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Ca는 칼슘입니다

에나멜이 뼈보다 단단할 수 있는 이유는
수산화인회석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뼈는 콜라겐 등의 유기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경도와 탄성을 타협했습니다

그러나 치아는 탄성을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이 무기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뼈와 에나멜의 단단함의 차이는 여기서 발생하는 것 입니다


화학식을 본 김에 얘기하자면
뼈튼튼을 위해서는 칼슘만 먹으면 소용 없고
'인'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카더라~
이런 말을 어디선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일단 화학식을 살펴보면 인에 해당하는 P가 있습니다
Ca5(PO4)3(OH)
괄호 안의 PO4는 인산염의 화학식입니다

이걸 보면 확실히 수산화인회석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인이 꼭 필요한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치만...

네 그렇지만 별로 인 섭취에 집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은 생명체를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음식에서 섭취를 할 수 있으며
가공식품과 탄산음료도 다량의 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 섭취는 사실상 패시브니까 칼슘이나 열심히 섭취하시면 되시겠습니다

인을 과다 섭취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큰 문제는 없지만

이 과정에서 칼슘도 함께 배출 될 수 있기 때문에
뼈(수산화인산염)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흥미롭네요!


아직 TMI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시는 왠만한 라떼분들은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불소를 지급받아
가글하셨던 경험이 아마도 있으실겁니다

이거 왜 하는거였을까요?


아마 시행 당시에는 막연하게
'충치예방'을 이유로 들었을 겁니다

유소년들에게 불소가글 시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데
하는 이유까지 설명하는건
교육자분들께 너무 가혹한 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그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인회석은 이온별로 세종류가 있습니다
OH(산소와 수소)가 붙으면 수산화인회석
Cl(염소)가 붙으면 염화인회석
F(플루오린 또는 불소)가 붙으면 불화인회석

셋중에 강도가 가장 단단한 구조는 불화 인회석입니다
법랑질에 수소이온을 때려부으면 수산화인회석이 불화인회석으로 진화합니다

대응하는 화학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Ca10(PO4)6(OH)2+2F− = Ca10(PO4)6(F)2+2OH−


그렇습니다

사실 불소는 충치를 없애는게 아니라
법랑질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것 이었습니다!

손상되었거나 미처 형성되지 못한
법랑질 형성에도 도움을 주므로
상아질 등의 치아 내부를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이었던 것입니다

표적은 '충치'였지만
'구제'가 아닌 법랑질 보강을 통한 '예방'이었다니

어른이 되고서야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981년도부터 상수도의 불소농도를 조절하는
'수불사업'이라는 정부사업을 시행했었는데

불소가 해롭다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구강건강에 이로우므로(특히 아동들)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쩌다보니 시행하던 정수장이 각자의 사정으로 서서히 감소하여
19년도에 들어서는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수불사업은 크게 와닿지 않으시더라도
일주일에 한번씩 학교에서 불소가글을 하던 추억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불소 가글은 그래도 지자체보건소 차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수용액을 실수로 음용했거나 잔존했던 수용액이 소화기로 넘어가서 생기는
안전 문제가 제기되어 예전처럼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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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모터를 그대로 안쓰고 나무막대를 쓰는 이유는
금속을 그대로 쓰는 경우 치아 손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팅을 보시는 왠만한 라떼 동년배분들은
이런 리스트를 외운적이 있으실겁니다

바리에이션이 다양한데 저는
잘쏘는 석방형이  인정많은 석황을 뿌렸다
이런식으로 외우도록 배웠었습니다

사실 모스 굳기계는 상대적 도표라서
경도의 절대값을 표기할때는 적합하지 않지만
대표적인 상대물들을 채택하므로써
직관적인 경도 체감을 가능하게 해주는 일종의 휴먼 인터페이스입니다

위 표를 보시면 1부터 10까지 각각 대표 광물이 표기되어있는데
5번에 익숙한 광물이 보입니다

'인회석'
맞습니다 법랑질을 구성하는 그 인회석이 맞습니다
손톱이 겨우 2.5정도에 그치는데 반해 인회석은 무려 5입니다

쇠못은 4.5니까 이론상 치아는 못보다 단단하다는 뜻입니다


'치아가 쇠보다 단단한데 왜 문제라는거지?'
라는 의문의 드실 수 있습니다

물론 법랑질은 못보다 단단합니다
근데 다시 위 표를 보시면 '칼끝'이 6.5로 수치가 꽤 높습니다

같은 쇠라도 탄소 함유랑에 따라 선철, 강철, 연철로 나뉘며
강도와 경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법랑질은 확실히 순수한 쇠보다는 단단하지만
바로 밑에 위치한 상아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가 누적되거나 법랑질의 보호를 미처 받지 못한 상아질이 손상되면
치아에 크랙이 발생하거나 유해균에 노출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캔 딸 때 손톱으로 잘 안벌어지면
이로 따는 사람들한테 이 상한다고 하는거고

가끔씩 장기라고 맥주병을 이로 따는 퍼포먼스도
치아 건강에 상당히 위해가 되는 행동입니다


또 하나의 의문
'그럼 치과가면 왜 쇠꼬챙이로 박박 긁거나 하나요?'

치아 건강을 위해 치아 손상을 야기할 수도 있는 기구를 쓴다?
아이러니 한 부분입니다

치과에서 이러한 금속성 도구를 사용하는 이유는
치아에 붙은 치석(calculus, 칼큘러스)을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칼큘러스는 라틴어가 그 어원으로 '조약돌'이라는 뜻입니다
치석이라는 이름처럼 마치 이에 붙은 돌같은 존재입니다
실제로도 꽤 단단한데 이런 치석을 제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금속성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 입니다

치석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치석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치태(plaque,프라그)를 제거해야합니다
프라그는 양치로 충분히 제거가 가능합니다

어쩌다보니 공익광고같은 결론이 나왔네요ㅎㅎ


결론은 위에서 봤던 영상처럼 금속으로 된 모터축을 바로쓰면
혹시 모르는 치아 손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비비빅 아이스크림 막대를 연결해서
골전도 스피커를 만들 계획이 있다 이말입니다

비비빅과 메로나의 온도차.jpg
(아이린 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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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TMI 뭉탱이 종합선물세트였는데요

골전도와 치아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었어서
어쩌다보니 알쓸신잡 듬뿍인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진짜로 만들기편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짜짜루 감사합니다

맴매앰-맴!
스피오 스피오 맴맴-쌔야!
추올스 추올스 추올스 추루루루루루루루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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